사실 306 보충대에서 3일 동안 뭘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13년 전 일이었기에 그렇기도 하겠고.
딱히 임팩트 있는 뭔가가 있지도 않았다.
이것저것 보급을 받았고.
결론적으로 사회에서 가져온건 내 몸뚱아리 빼고는 남은게 없는 상태가 되버린 것.
그리고 마지막 날에 단체로 강당 같은 곳에 모여서 추첨으로 훈련소 추첨을 했다.
병과도 그때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1111.
그냥 소총병이다.
예전에는 일빵빵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3일 사이에 말을 튼 몇몇 아저씨와 이것저것 정보교환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얘기다.
뭐 가본적도 없는 군대 지금 처음 왔으면서 뭘 안다고 지껄였을까?
그래도 그런 음모론은 재밌다.
'-카더라'가 재밌지.
시간 떼우기도 좋고.
그 아저씨 중 좀 괜찮게 생긴 아저씨가 하나 있었다.
애석하게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괜찮게 생겼었다.
키는 나랑 비슷했고, 체구도 비슷했다.
306 보충대장이 그 아저씨 아버지의 지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간병이 생활관으로 찾아와 그 아저씨를 따로 불렀다.
보충대장 면담을 하러 간다고 한다.
아저씨가 다녀왔길래 이것저것 물어봤다.
뭐 결론적으로 그 아저씨 아버지가 빽으로 좀 덜 힘든 곳으로 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하는데.
보충대장은 빡센데는 잘 보내줄 수 있다고, 특공대 같은 곳 관심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아저씨는 아니라고 했고, 허허허 호호호 하고 나왔다고 한다.
믹스 커피 한잔에 마가렛 하나 먹었다고 한다.
그 아저씨는 결국 나랑 같은 훈련소에 갔는데, 자대는 6포병에 배치를 받았다.
그 보충대장과 그 아저씨의 아버지가 그리 돈독한 사이는 아니었나보다.
암튼 1111이라는 특기를 받고서 나는 8사단으로 간다고 종이 쪼가리를 받았다.
훈련소 8사단, 자대 8사단.
어디있는 부대인지도 몰랐고.
부대 이름도 처음 들어봤지.
사실 뭐 유명한 이름들 있지 않나.
백골, 백마, 이기자, 젓가락 등등
8사단은 오뚜기라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지만, 꽤나 악명이 높은 부대이기도 했다.
그렇게 말을 텄던 몇몇 아저씨들과 작별할 정신도 없이 버스에 올랐다.
어디론가 간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다만 좀 전까지 있었던 의정부가 더 시내처럼 느껴질 정도로 어디론가 갔다.
그렇게 멍을 때리다보니 어느새 도착했다고 내리란다.
그렇게 나는 포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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