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 ~ 5년 전 즈음에 한창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서 무한도전 등의 예능을 시청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영상을 보려고 클릭을 하면 자동으로 팝업창으로 광고가 뜨는 시스템이었어서, 사실 별생각 안하고 그 광고창을 닫아버리곤 했었다.
사실 정말 별생각 없었는데, 하루는 보던 영상 시청을 다하고 파일들을 확인해보니,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파일명 전부 어떤 일정한 코드가 파일명에 붙었다는 점과, 파일에 락이 걸려 열리지 않았다는 점과, 이런 현상을 일으킨 바이러스 유포자가 전달하는 메세지 인 듯한 메모장에 특정 링크가 안내되면서 파일 복구를 원하면 해당 링크로 접속해서 전자화폐로 특정 금액을 송금하라는 안내문이 자동으로 생겨났다는 점이다.
백업이란 것에 대한 개념 조차 없이 살았던터라, 온갖 사진들이 다 락이 걸린 상태가 되버린 것은 둘째치고, 그 순간 가장 허탈했던 점은 새로 준비하던 앨범이, 악보만 만들어두고 아직 녹음은 데모만 진행했었던 트랙들이, 드럼 대충 찍어서 다시 드럼 가다듬어야 하는데 정작 그걸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동기부여가 사라져서 다시는 찍을 일 없을 것 같던 트랙들이 전부 락이 걸린 상태가 되었다는 것, 즉 한순간 유희를 위해 봤던 예능의 교환가치로 대략 6개월 이상을 준비하고 있었던 작업물이라는게 한순간에 날아가버린 꼴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미친듯이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랜섬웨어'라는 개념을 알게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 랜섬웨어가 '매그니베르'라고 이해했었고, 나중에서야 그게 Gandcrab 2.1 이라고 불리는 악성 랜섬웨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 랜섬웨어의 방식은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모든 파일을 락을 걸어버린 후에 모체가 되는 바이러스는 스스로 소멸시키는 형태여서, 해커가 보내주는 복호화 코드가 없는 한 복호화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 해당 해커가 인터폴에게 잡히지 않는 이상은 복호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ㅈ같은 구조로 되어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제일 ㅈ같은 점은 이 랜섬웨어를 모방해서 나온 다른 버전의 Gandcrab은 해커가 잡히기도 했고, 그 전부터 복호화가 가능하기도 했는데, 2.1 버전의 해커는 내가 알기로는 아직 잡히지 않았고, 따라서 5년 정도가 지난 현 시점에서도 복호화 툴로 복호화 진행이 불가한 ㅈ같은 상황이 연출되어, 아직까지 락이 걸린 내 파일들은 복호화되지 못한 채, 내 하드 드라이브 어딘가에서 복호화의 순간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앨범을 준비하면서 녹음했던 일부 트랙들의 데모버전이 파일은 없지만 사운드 클라우드에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이고, 그나마 나는 그걸 통해서 귀카피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점인데, 그 다행인 점이 무의미하기도 한 것은, 내가 그걸 귀카피해서 다시 악보로 옮겨놓는 작업을 할 확률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도 안된다는 점이고, 그 이유는 아마도 상실해버린 동기부여라는 측면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냥 가끔 듣다보면, 다시 악보 작업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영포티 20220809 (0) |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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