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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Cogitation/Long

by Mr. Lazy 2020. 6. 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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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미국 폭동 / 시위에 대하여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Protest(시위)라고 표현해야할지, Riot(폭동)이라 표현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들이 많은 것 같다.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좌 혹은 우로 양분해서 해석하는 경향도 당연히 보이는 듯 하고..) 사실 어떤 특정한 차별에 대항하는 것에 대해 옹호 혹은 반대하는 것으로 좌 혹은 우를 나눈다는 접근 자체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와퍼 찾는 격이지만, 의도한 연상작용이 위와 같이 시대정신이 되는 것은 오늘 논할 주제가 아니니, 위의 부분은 그저 하나의 전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과연 Protest라는 표현이 적절할까, Riot라는 표현이 적절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벌어지는 현상들은 Protest이기도 하면서, Riot 이기도 하다. 더 구체적으로, 그 시작은 Protest였으나, Riot이 되어버린 전형적인 케이스 중 하나라고 봐도 될 것이다. 따라서 그 두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은 언론사의 마케팅적 관점에서의 Wording 고민거리인 것이지, 민간 관점에서 고민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Riot이라 하면 야유를 퍼붓겠지만, Protest라 하면 적어도 한마디는 더 읽거나 들을 테니까) 민간 관점에서 고민할 것은(보통 고민도 안하고 시대정신에 따라 결정해버리는 것 같지만) 이 Riotous Protest의 정당성 여부라고 본다.  

사건은 이러하다. 

1. ‘20년 5월 25일 조지 플로이드는 편의점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상착의가 유사하다는 판단으로 체포되었고, 체포의 과정에서 가해진 과잉한 제압, 압박 등으로 인한 심폐 정지로 사망한다. 

위의 내용만 본다면, 이 사건은 경찰의 ‘살인사건’ 일 가능성이 높게 보이고, 조지 플로이드는 단순히 강력한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 정도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 위 사건에 대해 몇가지 세부사항을 더 덧붙여보자. 

2. 조지 플로이드는 실제로 위조지폐를 사용했던 용의자였다. 

3. 조지 플로이드는 ‘97년부터 ‘07년 까지 주거침입, 절도, 마약소지, 무장 강도 등으로 인해 전과 9범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09년부터 ‘14년 까지 5년간 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었다. 

2번과 3번의 추가된 내용을 보면 조지 플로이드는 악질 전과자로 보이며, 실제 위조지폐를 사용하기도 했으니, 처벌을 받아 마땅한 범죄자이다. 다만, 위조지폐 사용에 대한 처벌이 사형은 아니므로, 과잉한 법의 처분을 받은 피해자 정도로 보인다. 그럼 더 추가해보자. 

4. 조지 플로이드 제압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데릭 마이클 쇼빈은 ‘01년부터 경찰서에서 근무했으며, 내사과에 18번의 민원이 제기된 이력이 있다. 

5. 경찰 경력 동안 3번의 사격을 했으며, 그 중 1번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6. 조지 플로이드와 데릭 마이클 쇼빈은 과거 같은 나이트 클럽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 

추가된 세부사항들을 보면 다시 한번 조지 플로이드 쪽으로 팔이 굽는다. 이제 데릭 마이클 쇼빈은 내사과에 18번의 민원이 제기될 정도로 업무 태도에 문제가 많았던 경찰이었으며, 사격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이력이 있고, 어쩌면 조지 플로이드와 같이 근무 할 당시 앙심을 품었을 가능성이 떠오르기도 한다. 더 추가해보자. 

7. 조지 플로이드는 ‘14년 교도소 복역을 마친 뒤로 전과 이력이 없으며,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다. 

8. 조지 플로이드는 체포 당시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두차례 거부한 것 외에 특별히 저항하지 않았다. 

종교가 등장했다. 개신교의 신자로서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며,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특히 젋은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노력했었다는 지인의 증언까지 추가된다. 게다가 체포의 과정에서도 고작 두차례 정도 차량 탑승을 거부한 것 외에 특별한 저항이 없는, 완전히 과거를 청산한 순한 양 같은 사람 정도로 보인다. 더 추가해보자. 

9. 조지 플로이드는 흑인 이다. 

10. 데릭 마이클 쇼빈은 백인 이다. 

여기서 잭팟이 터진다. 이제 위에 1-10번 까지의 내용들을 통해 오류적으로 해석된 부분은 확신이 되고, 그 오류들은 Riotous Protest의 명분이자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그들에게 그 오류라는 것은 들리지 않는 비명이 되버린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무서운 것은, 그 귀 달린 벙어리들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쉽게 오류들을 지적하면, 

4번, 데릭 마이클 쇼빈에 대한 어떤 민원들이 18번이나 제기되었는지는 공개된 내용이 아니다. 따라서 그게 업무 태도에 대한 문제일지, 다른 것인지는 모르는 것이다. 

5번, 해당 총격전이 단순히 과잉 진압을 위한 사격이었을지, 생사가 오가는 총격전이었을지 알 수 없다. 

6번, 단순히 이력이다. 여기에 과거 스토리를 붙이는 행위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내적인 시나리오에 그치도록 하자. 

7번, 그 전과 이력이 ‘20년 5월 25일에 깨진 것이다. 위조지폐 사용으로. 

8번, 차량 탑승 거부도 저항은 저항이다. 

우선 9번과 10번은 논외로 두고 본다면, 해당 사건은 과잉 진압이 맞으며, 살인 사건임도 명백하다. 따라서 해당 사건은 법이 규정한대로 데릭 마이클 쇼빈(그리고 추가적으로 개입했던 3명의 경찰)에 대한 처벌이 집행된다면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사항이 없는 사건이다. 물론 미시적 관점에서의 호소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모든 관점을 다 반영해서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라고 되묻고 싶다. 팩트만 가지고 판단하고, 처벌을 집행하고, 토 달지 말자 이거다. 법이 설립된 목적 자체가 애초에 그것 아니었던가. 

이런 사건이 지금과 같이 Riotous Protest가 되는 것은 9번과 10번이라는 잭팟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하필 가해자가 백인이고, 피해자가 흑인이다. 그리고 이 사실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오히려 심화된 인종차별, 과거의 역사, 미국이라는 국가에서의 흑인의 아이덴티티 등의 개념들과 연상작용으로 링크 되어버린다. 이 링크는 워낙 강력해서 위에 지적한 오류들 뿐 아니라 한가지 문장을 제외하고, 다른 문장들은 모두 블러 처리를 해버린다. ‘흑인에 대한 차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다.’ 

사실 차이가 있으면 차별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추후에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저들이 주장하는 인종차별이라는 것에 대한 역설만 가지고 생각해보자. 위에 정리했듯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잭팟을 터트리게 된 것은 바로 인종이라는 차이가 시발점이다. 표면적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단에서 주장하는 것은 인종 구분 없는 공평한 권리이다. 인종에 의해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닌, 인종에 의해 평가절하되는 것이 아닌, 인종에 구분없이 공평한 세상. 만약 이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가치관이라면, 굳이 왜 흑인이 과잉진압으로 희생된 것에 대해 이토록 광기스러운 Riotous Protest로 대응하게 됐을까? 과잉 진압으로 희생된 백인에 대해서도 이런 결과를 초래했었는가? 아니면 앞으로는 어떠한 인종에 대한 구분없이 공권력의 과잉 진압으로 피해자가 발생했을 시 벌어질 상황에 대해 선전식으로 정부에 선포하는 것인가? 왜 공평이라는 단어를 표면에 내세우면서, 지들은 가중치를 받는 특권을 누리려고 하는가? 

지난 몇 년 동안 비슷한 맥락으로 본인들의 표면적인 가치관에 역설되는 주장을 면상에 철판깔고 외치는 단체들이 많은데, 위의 상황을 가장 가깝고, 가장 쉬운 예로 비유하자면,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여성전용’ 시리즈 같은 것이다. 표면적인 가치관은 동등한 권리이나, 실제로는 역차별적 가중치와 그로 인한 차별적 권리를 만들어 가는 것. 하지만 이 차별적 권리를 지탱하는 논리적 명분이라는 것은 부재한다. 다만 이 차별적 권리를 지탱하는 감성적 명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감성이 중요한 시대, 개개인이 존중을 받는 것,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 등.. 현시대의 일반적인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이해가 필요한 시대정신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그 감성이라는 것이 어떤 제도적 사항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Ugly 해지는 것이다. 그 Ugly의 일환으로 인어공주가 인종을 바꿨고, 스파이더맨의 히로인 MJ가 숯에 타버렸으며, 이제 카멜롯의 아더왕 조차 검은손으로 엑스칼리버를 쥐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Ugly한 성향이 민간에까지 미친다면, 폭도들이 상점들의 유리창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해도, 지나가는 Random한 백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뒤 그걸 촬영해서 온라인에 공유해도 옹호한다는 개소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미국 Riotous Protest 현장에서 있었던 한 소상공인 여성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다. 

‘저희 가게는 소수 인종이 운영하는 가게예요. 제발 저희 가게는 공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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