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애기가 태어난지 50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와이프 임신과 출산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많이 나오는 얘기가 '산후조리원'에 대한 얘기인데, 사실 내가 뭐 다른 맘들이랑 산후조리원 '여기는 어떻게 저기는 이렇네'를 얘기할 건덕지는 없기에, 이 부분은 제외하더라도, 대부분 묻는 질문이 '산후조리원은 예약했는지?' 에 대한 부분이었고, 뭐 번외로 도우미는 구했느니 뭐 이런 얘기들도 있지만, 암튼 산후조리원에 대한 얘기가 해보고 싶다.
결론적으로 마치 산후조리원이나 도우미가 없으면 마치 큰일나는 마냥, 뭐 거의 초죽음이 되는 마냥 얘기들을 하는데, 실제로 산후조리원이나 도우미 없이 지내본 결과 나나 와이프나 '죽을지경'이 되지는 않았다는거고, 사실 애기가 생겼는데, 본인 시간이라던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라는게 조금 제약을 받는 것이야 당연한 부분이지만, 그게 좀 사라진다고해서 사람이 미칠지경이 된다던가 그런 부분이 있지는 않았다.
사실 재미있는 부분은 이런 산후도우미 라던가 산후조리원의 개념이 유독 대한민국에만 널리 퍼져있다는건데, 왠만한 것들은 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일본같은 좀 더 선진국의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시면서, 산후도우미나 산후조리원은 그곳에 존재하지도 않는 개념을 생성해서 쓰고 계시는건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산후조리원들의 후기나 프로모션들을 보고 있자면 참 비지니스 잘하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다행이다 싶은건 국제결혼을 했으니, 와이프가 굳이 그런데를 왜 가냐, 굳이 왜 도우미 고용해서 애기를 딴 사람 손 타게 하느냐 라는 의문을 제기했다는거고, 가뜩이나 힘든 외벌이 생활비에 불필요한 지출은 줄일 수 있었다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영국 살고 계시는 와이프 언니의 경험담을 참고하자면, 제왕절개 수술하고 당일부터 신생아실 없이 신생아를 산모가 직접 돌봐야했다고 하며, 남편조차 COVID-19 탓으로 밤 9시가 넘으면 병실에서 나가야 한다는 시스템으로 오늘 당장 수술했던 산모가 신생아를 돌봐야한다는 극한으로 들리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수술 3일 후에 병실 부족하다고 나가라고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굉장히 극한으로 들리지만, 와이프 언니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안 힘든건 아닌데, 그렇다고 죽을만큼 힘든 것도 아니었다고.
사실 임신도 출산도 해볼 수 없는 신체적 구조 상 이런 얘기를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일 수도 있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아도 내 와이프가 겪었던 일과 내 와이프 언니가 겪은 일에 대해서는 옆에서 다 듣고 보고 있으니, 그것만 봐도 실질적인 비교는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결국 짚고 넘어가보고 싶은 포인트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있는 '서양인은 동양인과 체구가 달라서 골반이 좀 더 넓기에 출산하기에 좀 더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출산후유증이 동양여성에 비해 적다'라는 개소리를 짚고 넘어가보고 싶다는건데, 골반 탓 하기에는 제왕절개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고, 골반 탓 하기에는 대한민국의 제왕절개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현실이며, 결국 골반으로 인해 출산이 어려워요 쉬워요 라는 것을 왈가왈부하기에는 수술 후에 회복한다는 개념이 더 관여도가 높다는 것이 저 개소리를 짓뭉개버린다는거지.
결국 가스라이팅 하려다가 '우리는 서양인에 비해 골반이 좁은 미적 가치가 떨어지는 여성이라구욧' 이라고 외치며 지 면상에 침을 뱉으신 꼴이라는거다.
그냥 그녀들은 쉬고 싶은건데, 그래서 어떻게든 쉬고 싶은 명분을 만들고 싶은거다.
출산이라는 것이 성역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반론할 것이 없고, 출산 전후 케어가 필요한 것도, 그 후에 회복기간이 필요한 것도 다 맞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남용되어 마치 성역을 넘어선 어떤 괴물로 변하려고 한다면 그건 한번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당위성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 괴물들을 양성해내는, 그 괴물들의 존재 명분을 만들어주는 산후조리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점점 늘어가는 산후도우미 시장의 규모가 참 씁쓸하게 느껴지는게 현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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