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플러스 사이즈 모델 20211109

Cogitation/Long

by Mr. Lazy 2021. 11. 9. 15:24

본문

 뭐 모두가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짐작하기에 일반적인 남성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내가 맘에드는 사진들이 포스팅 되는 몇몇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Victoria's Secret 인데, 얼마전부터 이 계정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포스팅되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접속할 때마다 보일 정도로 그 빈도가 증가한다는 점이 재밌어서 직접 계정에 들어가보니, 최근 사진들은 정말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도배가 되고 있기에 관심이 생겼다. 

사실 플러스 사이즈 모델에 관심이 생겼다기 보다는, '왜 저딴 마케팅 의사결정을 내렸을까?' 라는 부분이 관심이 생겼는데, 그것보다도 제일 궁금했던건 '저런다고 미의 기준이 변할까?'라는 원론적인 질문이었고, 미의 기준이라는 것은 주입된 것이라고 부르짖는 집단들에 대한 적절한 반론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주입된 미의 기준'이라는 것은 오히려 미의 기준이 주입된 것이라 외치는 집단에서 주입하려는 것이그 '주입된 미의 기준'이고, 일반적인 실제 미의 기준이라는 것은 확실히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눈으로 보기에는 정형화된 틀을 가지고 역사를 거쳐왔다는 것인데, 그 정형화된 틀에서 중요시 여기는 필요조건 중 하나가 바로 '비율'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본다해도 길거리에서 봤을 법한, 매일 쇼파에 쳐박혀서 감자칩 쳐먹으며 드라마 정주행하고 계실 것 같은 Couch Potato 가 속옷모델로 등장했다고 가정했을 때의 시각적으로 느낄 혐오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도 본인들의 직업 요건에 맞는 몸매 유지를 위해 관리를 하는 직업 모델이라는 점이고, 속옷 모델이라는 직업에 맞게 속옷 모델 Job Description에 포함될 법한 볼륨감, 비율, 외모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지. 

그러니까 어쨌든 모델이라는 점이다. 

다만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어야 한다는거지. 

그러니까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면서도, 속옷 모델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이 갖춰질만큼 관리가 된 모델들이 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된다는 것이니, 단순히 당신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라고 본인을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동일시 하는 것만큼 단조로운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다면, 다음 생애를 기약하시는게 인류 유전자 발전을 위해 나을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어떤 특정한 인물이 괜찮은 몸매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이 단순히 '체중'이라는 변수 하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만큼 무식한 짓이 있었을까 싶으면서도 아직까지 체중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을 보면 개탄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단순화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이 '마른 비만'이라는 것의 등장과 헬스장에서의 인바디 검사 등 이었을텐데, 결국 몸매가 좋고 안 좋고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건, 타고난 비율 외에도 체내의 근육, 지방의 함량이 어느정도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체질량 지수 25 이상임에도 혐오감 조성할 정도의 몸매를 가지지 않은 것은, 다른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Couch Potato 대비해서 체내 근육함량이 높다는 거겠지.

그리고 당연하게도 근육은 지방 대비 크기가 작으니, 플러스 사이즈 모델 될 정도의 덩치가 근육으로 차있는 것이라면, 체중이 높으니 체질량 지수가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는 거겠고 말이지. 

그러니까 결국 그 플러스 사이즈 모델도 '관리된 몸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건 그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이미지화 시키는 대상들이 Victoria's Secret 고객 층에 있기에 등장한 것일테고, 그녀들은 그 플러스 사이즈 고객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제공해주기 위해 특별히 회사에 고용되어 해당 플러스 사이즈 몸매를 유지할 것을 계약한 고용인 이라는 점이다. 

그냥 누워서 쳐먹으면서 만들어진 몸매와는 거리가 있다는거지. 

그러니 그냥 누워서 쳐먹는 방식으로 몸매관리를 하면서, 죽어라 미의 기준이 주입식인거라 외치며 마치 그 주입식 관념의 피해자인냥 호소한다고 해도, 결론적으로 바뀔건 없을 것이란 거다

물론 의학의 힘을 빌리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Victoria's Secret Angels 도, Victoria's Secret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도 사측에서 고용하는 이유가 되었던 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죽어라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노력에 쇼파에 누워서 감자칩 쳐먹으며 드라마 정주행 하는 모습은 없겠지)

결론적으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주입된 미의 관념을 해체하기 위해 뭔가를 하는 영웅들은 아니라는거다.

그녀들 조차 당신들이 '주입되었다'라고 말하는 미의 관념에 포함되는 뭔가를 가지고 있으며, 그랬으니 모델이 되었을 것이며, 그랬으니 저렇게 당당하게 속옷을 입고 화보라도 찍을 수 있다는거다. 

당당하고 싶으면, 당당해질 이유부터 찾으시길.

일단 쇼파에 달라붙은 등 덩어리 부터 좀 떼시고 말이지. 

마지막으로. 세상에 단 한번도 나태함이 미의 기준인 적은 없었을거다.

'Cogitation > Lo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아버지 20211115  (0) 2021.11.15
국힙 (feat. Parlay Pass / Yellow Boyz) 20211110  (0) 2021.11.10
리얼돌, 성매매 20211105  (0) 2021.11.05
제로투 댄스 20211104  (0) 2021.11.04
MMA 성대결 관련 20211102  (0) 2021.11.02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