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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 (Messiah, 2020) 리뷰

Cogitation/Film Review

by Mr. Lazy 2022. 9. 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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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거 없는 것 같은데 스릴러답게 긴장감은 넘치고, 시즌 2 제작이 취소되면서 떡밥 회수가 안되니, 오히려 더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라는 안도가 되었던 시리즈였던 것 같다. (사실 떡밥을 회수하면 오히려 망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기도 하는데, 마그리트 말대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니까 미스터리라는 문장이 어울리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시리즈 공개와 함께 논란이 넘쳤다고 하는데, 논란이 넘칠 수 밖에 없는 '종교'를 건드렸으니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고, 정말 긴 역사의 기간 동안 벌어진 여러번의 전쟁과 학살과 테러 등도 그 종교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기도 했다는 점, 그리고 각 종교가 서로 다른 이에게 '메시아' 트로피를 수여하거나, 하지 않았거나의 차이 정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니, 그 민감한 메시아 라는 주제를 정문에 메시아라는 피켓걸고 직진으로 들어와버리니 그럴만했다 싶은 것 같다. 

사실 시즌 2가 제작 계획에 있었다는 점에서, 아마도 시즌 1에서 뿌려놓은 떡밥 회수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애초에 시리즈의 의도가 그랬을지는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시즌 1만 세상에 공개되어버린 현실로 보자면, 개인적으로 시리즈 상에서 고구마 한 바스켓 먹은 듯 답답함을 보여준 이들의 행위와 이 시리즈를 감상하는 대부분의 감상자들의 행위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마치 1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결론적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혓바닥을 내밀며 조롱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상당히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하이조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이게 애초 제작 의도였다면 정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사람들은 해답을 원한다. 

근데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명확한 해답이 요구되는 상황들은, 꼭 단순한 수학산식처럼 답이 도출되지는 않기에,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답을 타인을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가지거나, 답 자체를 타인에게서 찾는 등의 간사함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종교라는 대상과 메시아라는 존재에게서 사람들이 바라는 무언가는 그 간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시리즈 중에 나온 펠릭스 목사는 본인이 숭배하는 경제적 풍요를 위해 메시아를 이용하려 들고, 스테이시는 본인 딸의 난치병 극복을 위해 메시아의 기적을 바라고, 메시아를 만나기 위해 텐트촌까지 만들어가며 몰려온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찾아왔겠지만, 결국 그들이 숭배하는 것은 메시아라는 존재가 아닌, 메시아라는 존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본인의 소망이며, 위에서 말했 듯 본인이 원하는 답을 타인을 통해 이루거나, 답 자체를 타인에게서 찾는 등의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참 인간미 느껴지게 악취가 가득한 설정인데, 그 설정이 현실과 다를 바가 있을까?

결국 파얌 골시리가 정녕 메시아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고, 아이의 총상을 낫게 한다던가, 물 위를 걷는다던가, 추락한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신 베트 요원들을 부활시키는 듯한 모습들은 그가 정녕 기적을 행한 것인지, 아니면 삼촌을 통해 배운 환상술이라는 트릭이었을지, 정확하게 밝혀지는 것은 없다. (그리고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긴하다)

시리즈 등장인물들이 그를 통해 해답을 찾으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시리즈를 보고 그가 메시아인지, 적그리스도인지, 아니면 그냥 망상장애에 시달리는 환자 한 명일지, 해답을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시리즈 중간중간 뿌려진 어떤 흔적들을 찾아 본인의 해답이라는 퍼즐을 맞추려고 하겠지)

종교라는 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이미 주어질 것은 다 주어졌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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