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Lazy 2022. 10. 6. 16:00

ㅈㄹ이는 6월 군번으로 3소대에 자대배치를 받았었는데, 4월 군번이었던 내가 처음으로 받았던 후임이었고, 나이는 나와 동갑이었다. 

ㅈㄹ이가 처음 입대해서 굳어있을 때 3소대 앞에서 같이 담배를 피다가 본부 포반의 말년 병장이었던 (이름은 기억 안나는) 꽤나 갈굼으로 악명 높았던 병장과 고등학교 동창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대안학교 출신이었다고 했었다. 

뭐 서로 엄청 친했던 것 같지는 않던데, 암튼 뭐 본인이 말년이어서 도와줄게 없다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ㅈㄹ이는 일단 뚱뚱한 편이었고, 키도 평균보다는 큰 편이었는데, 몸 여기저기에 타투가 많았었던걸로 기억을 한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과는 다르게 몸에 타투있는 사람을 보는게 흔한 일은 아니었는데, ㅈㄹ이와 양아치 정도가 타투를 가지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사실 동갑이기도 하고, 친하기도 했어서 내가 3소대에서 작전계원이 되어 본부소대를 가면서 말을 텄는데, 그 후로도 내가 뭐 딱히 선임이라 갈궈야 할 일 같은건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나 ㅈㄹ이와 각별하게 친해졌던건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는 점이었는데, 내 기억에 가슴팍에 있던 타투가 부모님 성함을 한자로 적은 것이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었던 것 같다. 

뭐 개인 차가 있겠지만, 나는 군대에 있을 때 특히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느꼈었는데, ㅈㄹ이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이 부분이 많이 자극이 되었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마인드와는 다르게 3소대 내에서 평판은 별로 좋지만은 않았다. 

일단 내무생활이 빠릿한 편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하고, 체구 탓에 훈련 뛰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을테니까. 

그래서 3소대 내에서는 이리저리 갈굼도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 뭐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였던 것 같다. 

갈굼 받고 나와서 담배피고 있다가 마주치면 같이 뭐 쓰잘데기 없는 수다 떨면서 가끔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다. 

ㅈㄹ이는 사회에서 타투이스트 일을 배우면서 클럽 기도를 했었다고 하는데, 사실 이미지가 잘 어울리긴 했던 것 같다. 

전역하고서는 다시 타투이스트를 하다가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그대로 호주로 떠난 것 같다.

한번 같이 휴가를 나갔을 때 같이 코쿤에 간 적이 있었는데, 생각외로 춤을 꽤나 잘 추는 모습에 놀랐었다.  

그때 열심히 춤 추고 있는 ㅈㄹ이를 보고있던 여자 2명이 '그래 너도 먹고 살아야지'라는 식으로 비아냥대던데, 뭐 ㅈㄹ이는 그런거 전혀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 

사실 외모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는데, 성격도 괜찮고, 일단 매력이 있는 친구였어서 ㅈㄹ이는 뭐 딱히 여자문제로 고생하고 그랬던 적은 없을 정도로 주기적으로 여자친구가 바뀌곤 하더라. 

같이 술 한잔 해보고 싶었는데, 뭐 그럴 기회는 없었고, 2015년 즈음 한번 다른 목적으로 만난 일이 있긴 했었다.

그러니까, 그 즈음 같이 살던 여자애가 러시아에서 타투이스트 였어서, 한국에 와서도 타투이스트를 하고 싶다는 것 때문에 대충 시장 조사 차원에서 몇 가지 물어보려 만났었는데, 당시에 ㅈㄹ이는 이미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타투이스트는 그만 둔 상태여서, 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었던걸로 기억한다. 

뭐 한국에 돌아오면 한번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딱히 연락처를 서로 알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