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ation/Long

그럴거면 왜 하는거냐 (feat. SWOT 분석) 20220923

Mr. Lazy 2022. 9. 23. 16:57

 뭐 꼭 경영학과 출신이 아니더라도, SWOT 분석이란건 워낙 유명한 분석방법이기도 하고, 저걸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이란 것도 유용하기에 사용하는건데, 오늘 문득 깨달은 사실은 SWOT 분석을 하는 목적 자체가 위의 그림에서도 보여주듯이 SWOT 분석만 하면서 끝나는 것이 아닌데, SWOT 분석이라고 정말 SWOT 분석만 해놓는 꼬라지들이 참 많다는 것과 그 이유가 단순히 SWOT 분석을 간소화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명칭부터 SWOT 분석이니까 정말 SWOT 분석만 하면 끝인줄 안다는 빡대가리 논리를 알게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경영학과 출신이라서 좀 더 심층깊게 SWOT 분석에 대해 배운 탓 일 수도 있지만, SWOT 분석에 대해서 처음 강의를 들었던 서비스 마케팅 시간에 강조가 되었던 것은, 이 분석은 SWOT을 분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SWOT을 통해 S-O / S-T / W-O / W-T 의 마케팅 믹스를 도출해서 '기업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현재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가' 라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분석의 목적성이기 때문에, 그 마케팅 믹스를 도출하지 않는다면 이 SWOT이라는 것을 분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근데 그런 짓들을 하고 계신다. 

얕고 넓은 지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쓰잘데기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얕고 넓은 지식을 가지고 깊은 대화가 요구되지 않는 어딘가에서 우쭐대는 것이야 가능하겠지만, 정작 그게 최대의 효율성을 요구하는 업무라는 영역으로 들어와버리면, 목적성을 상실한 상태로 분석을 해버리는, '이건 대체 왜 하는거니?'라는 질문을 받을법한 시간낭비이자 인력낭비가 되어버리는거고, 그런 낭비의 이유가 그 SWOT 분석이라는걸 왜 하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중견기업이라는 곳의 한 층에서 나 혼자라는 것을 깨달으면 정말 이건 그냥 깊은 빡침도 아니고 현타도 아닌 그 중간의 무언가가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어버린다. 

문득 기억이 나는건, 대학을 갓 졸업했을법한 면접자를 앉혀놓고, 면접관이라는 놈이 마케팅 실패사례가 아닌 것을 4P 분석 해보라고 시켰던 것인데, 그걸 또 그 면접자는 어거지로 끼워맞춰서 4P 분석스러운 답을 내놨고, 나머지 면접관들은 그 4P 분석을 해보라던 병신에게 '오 역시 경영학과' 라는 감탄을 내뱉었던 일인데, 마케팅 사례가 아닌걸 가지고 4P 분석을 해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지나친 오류였다는건 여태 알지 못할테니 뭐 그 병신스러움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없다만, 그냥 그 꼬라지만 봐도 대충 그 면접관을 들어올법한 세대 사람들의 대가리가 얼마나 굳어있는지는 명백히 드러나는 사례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찌 보면 부러운거다.

그렇게 병신스러움을 기본 패시브 마냥 탑재하고 있음에도, 저리 떵떵거리며 한자리 꿰어 찰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이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