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재택근무 = 연차??!??!? 20220914
굳이 따지면 코로나 이전에도 없었던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에 좀 더 익숙해진 개념이 '재택근무'라는 것인데, 이 재택근무라는 것이 활성화되면서 발생되었던 기적과 같은 발상의 전환에 대해, 그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끼는 점에 대해서 그냥 주저리 해보고 싶었다.
연차, 그러니까 유급휴가라는 것은 말그대로 '휴가'의 개념이고, 휴가라는 것은 지정된 기간동안 '쉬는 것'을 의미하는데, 반면에 재택근무라는 것은 엄연히 '근무'의 개념인거고, 공간만 집으로 옮겼을 뿐이지, 근무를 한다는 개념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근데 뭐 개념이 그렇다는거지, 실질적으로는 재택근무와 휴가라는 개념을 보통 혼동하곤 하는데, 보통 이런 혼동을 일으키는 것은 관리자급 혹은 그 이상에서 발생하고, 실무자 입장에서는 그런 혼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뭐 그 온도차이야 당연하지 않아야하지만, 당연하게도 실무자는 재택근무를 하던, 사무실 근무를 하던, 화장실에서 근무를 하던 처리해야할 업무가 넘쳐나는 반면 관리자급 혹은 그 이상은 집에 있던, 사무실에 있던, 골프장에 있던 할 일이 없기에 그렇겠지.
사실 이 정도는 그냥 흔한 혼동이고, 이걸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은 내 경험 상은 그냥 없었기에, 이걸로 비아냥 거리는 것이야 그냥 씹어넘기면 되는거고, 뭐 그렇고 그런 우스꽝스러운 혼동이라는 생각밖에 들지는 않았다.
근데 여기서 한단계 더 발상의 전환이 되는게 무서운건데, '재택근무 = 휴가' 라는 개념에서 '휴가 = 재택근무' 라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고, 내가 오늘 하루 머리를 비우고 싶어 연차를 썼어도 그게 재택근무인 것이니 실무를 처리하는게 당연하다는 식의 당연스럽지 않은 당연함이 강요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혹은 폰으로도 원격제어 가능한 데스크탑이라는 기술 발전이라는 것이 이런 기적의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는 점은 뭐 조미료 같은 개념이겠고.
그렇게 따지면 실무자는 결국 휴가가 정녕 휴가이지 않아서 휴가일 수 없는 개념이 되어버릴테고, 관리자급 혹은 그 이상은 굳이 휴가가 없어도 일상이 휴가와 같으니 휴가라는 개념이 필요없는 것이 되어버릴테고.
결국 우리는 모두 휴가를 잃어버린 이들이 되어버리는거다.
기적은 오병이어에서 찾는게 아니라 이런 발상의 전환에서 찾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