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명이 넘었다 20211208
이제 정말 일 10,000명이 보이는 순간이다.
사실 이 시점에 와서 정부가 어쨌네 저쨌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이 드는건, 뭘 어찌 했어도 완전 봉쇄를 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 됐을 것이고, 그 완전 봉쇄를 했음에도 이래저래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예외가 발생했을 것이며, 원천적으로 '완전 봉쇄'라는 것 자체가 정말 말 그대로 '완전한' 봉쇄가 아닌 이상 유의미 하지 않았을테니.
뭐 지금 시점에 와서도 뭐 정부가 잘했네, 선방한거네, 전 정부가 더 잘했네, 뭐 어떤 지랄들을 해봐야 결국 너네 맨날 하는 뻘밭 뻘소리 페스티벌 정도 밖에 안될테니, 그런 유의미하지 않은 대립은 좀 시점을 보면서 해보자 이 말이다.
위드코로나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사실 실질적으로 폐지된거나 다름 없는 사형 집행보다 더 잔인한게 '경제적 사형'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자본주의 바탕 위에 살고 있기 때문에, 특히나 요식업자 비율 높은 대한민국의 경우 위드코로나 정책 실행을 앞당기지 않았으면 그 경제적 사형에 처할 환경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정말 한두명이 아니었겠지. (잘했다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거지)
뭐 여러가지 음모론들이 있지.
백신 관련된 얘기도 있고,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얘기도 있고, 근데 너도나도 둘러앉아 이런 음모론을 토론해봐야 본인들 지적허영심이나 채우는 시간 낭비가 될테니, 그런 것들 제쳐두고 그냥 벌어진 일,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일만 두고 생각해봤을 때, 이 바이러스가 퍼진 시점이라는 것이 참 오묘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로 변화될 모습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라는 주체를 개개인이 사회 안에서 인식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철학의 탐구 대상에서도 그게 인간에 대한 탐구는 될 수 있었을지언정 오롯이 자신에 대한 탐구만을 진행한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 철학을 뭐 '나를 찾는 여행', 나의 '인생 철학' 등의 참 뭐 말같지도 않은 문장 구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개탄스럽다' 라는 단어 밖에 달리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
암튼 자신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과 포스트 모던이라는 사조에 대한 왜곡이 만나서 매트릭스 스미스 요원마냥 퍼지는 것이 '내가 느끼는 것이 내가 사는 세계'라는 아주 무지막지한 괴물이라는건데, 이건 니체 잘못해석한 모자란 지능 탓에 자살행 급속열차에 올랐던 많은 젊은이들이 보여준 본격 실행형 코미디와 다르게 본인만 뒤지시는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마저 불편하게 만들어버리니, 저 한 문장에 응축된 사념이라는건,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처럼 조금은 생각해봐야 이해할 수 있는, 이원론 뻘소리 보다는 그냥 목적없이 기어오는 중공군 인해전술 같은 모습이라서 저런 뉘앙스의 문장을 볼 때마다 참 입이 떡 벌어지려다 턱 빠질까봐 멈추곤 한다. (턱 빠진거 끼는건 참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프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점점 타인이 불편해졌다는거다.
왜냐면 자신이 너무 소중하니까.
근데 코로나가 터졌다.
근데 또 코로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한다.
?!?!??!?
이미 '타인은 지옥' 같은 느낌으로 살아왔다면 위에 흐름만 봐도 '어 개이득인데?' 싶을텐데, 또 이게 끝은 아니라는게 코로나라는 페스티벌에는 꼭 마스크를 껴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니, 완전 익명은 아닌데, 또 정작 익명이 아닌건 아닌 약간 반 익명 공개 같은 애매한 줄타기의 상황에서 타인들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니, 정작 서로 좀 못 봤던 지인인데, 만나도 별 얘기는 할 것도 없고, 그냥 기약없이 '언제 밥이나 먹자'나 '언제 술이나 한잔 하자'라는 등의 절대 실현되지 않을 무의미한 멘트나 치는 그런 사이에, 사실 서로 면상도 그닥 기억이 안나서 마스크 낀 모습 조차 상상이 안될 때, 그냥 마주쳐도 그냥 모른채 지나갈 수 있는 개이득의 상황이 펼쳐지는거다. (그리고 진짜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거고)
생각해보면 몇년 사이에 참 많이 변한 부분은, 주말이나 평일 저녁이나 심심하면 만날 사람을 찾는 경우나, 실질적으로 만날 약속을 잡고는 했었는데, 그리고 대중매체에서 흔히 보여주는 모습들도 그런 것이었고, 근데 언젠가부터는 그냥 일 끝나고 집가서 집콕을 한다던가, 그냥 멍 때리더라도 집에 가서 편한 옷 입고 멍을 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던가, 시장에 나오는 상품들도 그런 집콕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보인다던가, 대개 그런식으로 시장 소비 트렌드 자체가 변해가는 것 같아서, 근데 또 반면에 온라인 월드는 참 끝 없게 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VR 같은 도구들은 좀 만 더 발전하면 현실과 오차율 별로 없는 실재를 가상현실로 옮겨줄 것 같으니, 이거 참 이러다가 저 넓디넓은 온라인 평야로 모두 이주해버리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정말 외계에 인류보다 발전한 문명이 있다면, 그리고 만약 지구인이 아직 그들과 마주하지 못했었다면, '그건 그들이 부재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외부로 나오기 전부터 이미 내부로 들어가버려 꽁꽁 숨어버렸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걔들도 코로나 처럼 도화선이 될만한 그런 적절한 '계기'가 있었겠지.
암튼 부스터 샷 맞고 쓰는 뻘소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