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ation/Long

리얼돌, 성매매 20211105

Mr. Lazy 2021. 11. 5. 15:51

 남녀 간의 갈등이야 뭐 역사와 함께 흘러왔던 동반자였던 것 같은데, 최근 몇년 간은 적어도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죽일 듯이 물어뜯는걸 보면 '이게 얼마나 더 심해지려나', '여기서 더 심해지는게 가능한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살벌한 듯 하면서도 서로 요구르트 마시며 논의하듯 유치하기 그지 없는데, 그 유치한 논의 들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빼놓을 수 없는게 '성매매'인 것 같고, 그 성매매를 얘기하다보면 빼놓을 수 없는게 '리얼돌'인 것 같다. 

뭐 사실 성산업종사자를 마냥 피해자로 일반화 시키면서, 자발적으로 업계에 뛰어든 종사자들 마저 마치 타인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는냥 포장지를 씌워 지원제도를 운영한다는 삽질에 대한 부분도 마음에 드는건 아닌데, 그 부분은 오늘 얘기를 하려는 것 과는 좀 거리가 있는 관계로 생략하겠다. (언젠가 언급할 날이 있겠지)

사실 성매매를 합법화 하는 것이 되려 성범죄율을 줄이고, 성병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합법화된 사업 등록 및 운영을 통한 세금 확보 가능 및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거품 낀 가격이 시장경제에 맞춰 조절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적극 찬성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반은 찬성하고 반은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말만 불법이지 당신이 어느 곳에 살던 1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곳에서 성매매라는 것은 가능할 정도로 법은 그 앞에서 눈을 가리고 있는 실정이니, 사실 성매매가 성범죄율을 낮출 것이었다면 진작에 그랬을 것이고, 성병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동성애에 의해 퍼지는 것이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세금 확보와 적극적인 시장경제의 개입이라는게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는 부분은 맞는 말이긴 한데, 과연 이걸 합법화 하는게 윤리적으로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아직 있다는거다.

사실 뭐 공리주의에 대한 논리를 펴면서 적극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공리주의라는건 공리의 도출값이 산출되는 공식자체가 없기 때문에 당신에게 공리라고 해서 타인에게 공리가 될 수는 없으니 애초에 성립이 안되는거고, 인간의 존엄성 상실, 인간의 도구화 라는 부분을 들어서 반대하는건, 사실 언제부터 인간이 도구화 될 수 없었는지 묻고 싶으며, (추가적으로 당신은 현재 도구화 된 상태로 일을 하고 있진 않은지 물어보고 싶고)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도 코에 끼면 코걸이, 귀에 끼면 귀걸이 같이 '그때그때 달라요' 라는 식의 한계점을 가지니 애매하다.

그래서 이건 개인적으로 찬성 혹은 난 반대 라는 식의 의견을 낼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 이에 대해 또 개거품을 물고 반대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셨으니, 성매매는 거래가 아닌 착취와 폭력이라는 일부 여성 단체들도 계시고, 자발적으로 그 업계 종사자가 되신 분들을 인신매매와 개인적 자주권 조차 없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피해자 취급으로 몰아버리는 분들도 계시고, 뭐 크게 말하면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구조에서 착취 당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이라는 클리셰를 만들기에 이것만치 달콤한 소스가 없으니 적극 활용하는 분들 등등, 이런 분들이 계시니 또 진득하게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사실 페미니즘 단체들도 정말 페미니즘에 대한 수학을 하면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성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여성이 본인의 성적 자주권을 활용할 수 있다'라는 측면을 들어 찬성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우리가 흔히 기사에서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B급 아니면 그 이하급의 페미니스트라는 분들은 피해자로 일반화 시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자주권'이라는 것을 밥 말아드시는 행위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관적으로 저 수준의 사고에서 멈춰 계시니, 궁금했던건 저걸 정말로 저렇게 생각해서 저러는건지, 아니면 그게 모순됨을 알면서도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저러시는건지 분간이 어려웠었다.

근데 '리얼돌'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그게 '다른 목적'이었다는 측면이 오히려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리얼돌이라는 장난감의 등장은, 기존에 성매매 라는 것이 합법이냐 불법이냐라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모든 쟁점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리얼돌을 가지고 논다고 해서 그것이 인간을 도구화 하는 것도 아니며,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지도 않을 것이며, (사용자의 현타는 제외) 인간이 아니기에 전염성 성병의 확산도 방지 가능할 뿐더러, 리얼돌의 구매와 함께 지불하는 부가가치세를 통해 세수도 확보 가능하고, 리얼돌의 가격 또한 시장경제의 개입을 통해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는 '물건'이기에 위에 언급했던 모든 쟁점에서 벗어난, 완전해보이는 대안책이긴 하다. 

물론 이 장난감은 현재 완성형이 아닌, 외형 정도만 어느정도 개발된 수준이니, 장난감과 구분되는 인간의 대체 불가한 특성, 예를 들어 피부의 촉감이라던가, 근육의 움직임, 사고 능력, 반응 등등 아직 가야할 단계는 많이 남았고, AI의 탑재까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일텐데, 그래도 지금까지의 개발로 본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정말 큐브릭이 스필버그에게 사망 전에 양도했다는 영화 A.I에서 처럼 리얼돌이 특정 부분에서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근데 이걸 또 개거품 물면서 반대하신다. 

게다가 리얼돌에 인격까지 부여하시면서 말이지.

달리 말하면 그 분들에게 위에 말한 쟁점 부분들은 애초에 고려하는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고, 그게 리얼돌의 등장과 함께 확실하게 밝혀진건데, 뻔하게 들리겠지만 (너무 뻔하게 들려서 이게 맞나 헷갈릴정도로 뻔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주도권을 가지겠다'라는 엄포인거고, 그 주도권을 가지기 위한 수단이 어떤 리더쉽이라던가, 카리스마가 아닌 '섹스주도권'을 통함 이라는거다. 

위에 보여준 밈 그대로 인데, 사실 최근 와서 설거지론 이라는 것이 등장하는 것도, 퐁퐁남과 퐁퐁녀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것도 결국 그 '섹스 주도권'에 의한 연장선상에서 생기는 것이고, 문제라면 진작 알았어야 하는 내용을 이제와서 피해자들이 자각하고 있을 정도로 마인드컨트롤을 당하고 계셨던 것이니, 그게 그 정도로 단순하면서 매혹적인 거래였다고 생각을 해도 좋겠지만, 이쯤되면 불편하게 하나하나 의심해보면서 이성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참고로 내가 10대 일 때 쓰던 '설거지'라는 단어는 애초에 쓰이던 취지 자체도 지금 설거지론에서 얘기하는 설거지와는 개념이 달랐다. 그래서 오히려 자극을 위해 설거지라는 단어를 택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만약 성매매가 합법이라면 성매매라는 것도, 리얼돌 수입이 정식 승인이 나고, 시장에서 판매가 자유로운 환경이 된다면 리얼돌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어디 나가서 얘기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위가 되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해도 누군가 다같이 모인 술자리에서 '나 어제 성매매했는데' 라는 식으로, 혹은 '나 어제 집에 있는 리얼돌이랑 했는데' 라는 식으로 선뜻 얘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 의문이긴 하다.

생각해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환경인데도 그게 선뜻 안될 것이라 예상하는데, 우리가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게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우리는 하다못해 자위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들키는 것 조차도 터부라고 취급하는 환경에서 자라왔고, 연인이 있다면 성관계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그걸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것 조차도 터부 시 되는, 심지어 그 연인 간의 성관계 조차도 주도권을 가지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를 어려서부터 보고, 경험하며 자라왔었다. 

정리하면, 성매매 라는 것이 합법화 되고 안되고 의 영역은 아직까지도 애매하고, 여태까지 애매해왔고, 앞으로도 애매할 영역이기에 함부로 정의 내릴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시대가 그 결정을 할테고, 우리는 그것이 합법이면 그에 맞게, 불법이면 그에 맞게 행동하면 되기에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만약 성매매가 무조건 합법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에 동참하면 될테고, 불법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에 동참하면 될테고, 나처럼 그냥 중립기어 박고 관전하는 입장이 되고 싶다면 그냥 그리하면 될거다.

불법의 테두리든 합법의 테두리든 성매매라는 것은 항상 존재할 것 일테니, 언제나 존재했던, 존재하는, 존재할 시장을 두고 진행하는 갑론을박은 변함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리얼돌이라는 장난감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할 것이니, 남성으로부터 섹스주도권을 얻고 싶고, 그걸 통한 통제권을 얻고 싶다는 본인들의 뻔한 속내를 감추면서 리얼돌에 대해 반대하고 싶다면 리얼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안에서 주장하는 것이 필요하니, 너무 속내 드러날 정도로 급하게 인간도 아닌 것에 인격부여하면서 성매매 반대하는 같은 논리로 리얼돌을 반대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거다

왜 니들이 잘하는 말 있잖아.

모르면 공부하세요.